언론보도

[오마이뉴스/ 칼럼] 대표이사의 민사적·형사적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작성자
회생희망센터
작성일
2022-04-19 14:42
조회
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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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대표변호사 

knj.lawyer@gmail.com

박현정 변호사 

phj.goodlawyer.@gmail.com

박지석 변호사 

jisuk.lawy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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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주식회사 제도라고 한다. 주식회사 제도는 사업이 잘 못 되더라도 주주에게 출자액 한도로 유한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주식회사가 망해도 주식만 휴지조각이 되고, 주주가 주식회사의 채무자에게 개인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예외적으로 주식회사와 관련해서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주식회사 제도를 악용할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또는 주식회사에게 법적 의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서 이런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대표이사의 민사적 책임은 어디까지?

1. 대표이사의 주식회사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채무

주식회사 제도는 주주에게는 매우 편리하지만, 반대로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나 거래처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래서 통상 금융기관이 주식회사에 자금을 대여할 때 대주주 또는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부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보증서를 발행할 때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도록 제도가 변경되었다.

연대보증제도가 폐지된 2018년도 이전에 체결한 연대보증계약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다. 공공금융기관의 연대보증이 폐지되었지만, 완전히 면제되는 것이 아니고, 횡령 또는 배임 등으로 회사 자금을 유용하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연대보증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민간금융기관은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의 연대보증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법인카드 발행, 법인차량 리스계약 등의 경우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부담한다. 그런데 제조업이 아닌 경우 주식회사에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별로 없기 때문에 민간금융기관에서 대출을 거의 받지 못한다. 그래서 통상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없는 주식회사는 민간금융기관에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부담하는 경우는 법인카드, 리스계약만 문제된다.

정리하면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금융기관은 2018년 이후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했고, 민간금융기관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대표이사는 법인카드와 차량 리스계약에 한해 연대보증을 부담한다.

2. 과점주주의 2차 납세의무

미납한 법인의 세금은 원칙적으로 주주나 대표이사가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점주주가 있다면 지분율 만큼 납부할 의무가 있다. 국세와 지방세 모두 적용된다. 과점주주는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합하여 50%를 초과하면 과점주주로 간주된다. 특수관계인은 6촌이내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 관계가 있는 친족 등이 이에 해당한다.

2차 납세의무란 법인이 세금을 납부하지 못한 경우 과점주주가 2차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한다는 의미다. 이때 부담하는 세금 액수는 총 미납된 세금 중 과점주주가 보유한 주식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예를 들어 A주식회사가 국세 1억 원을 체납한 경우, 이 회사의 60% 주주인 갑은 6천만 원을 2차 납세할 의무를 부담한다.

3. 과점주주의 2차 납부의무

2차 납세의무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주식회사에 부과되는 4대보험은 대표이사 또는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납부할 책임이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과점주주는 건강보험, 국민연금을 2차로 납부할 의무가 있다. 2차 납부의무는 4대보험 전체가 그 대상이 아니다.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2차 납부할 의무가 없다.

4. 근로자들 급여 및 퇴직금

주식회사의 근로자의 급여와 퇴직금은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는 민사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과점주주도 2차로 급여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다만, 아래에서 설명드리는 것처럼 근로기준법위반죄로 형사적 책임을 부담한다.

5. 요약

요약하면 ①주식회사의 대출금 채무나 거래처 대금 등 모든 채무는 원칙적으로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변제할 책임이 없다. 다만,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한 채무는 그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 ②세금과 4대보험료 중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은 과점주주일 경우 2차 납세의무를 지고 있다. ③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은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민사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대표이사가 형사적 책임을 부담한다.

대표이사의 형사적 책임은 어디까지?

1. 4대보험료 업무상 횡령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보험료를 원천징수 하여야 하는 사업자가 이를 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 경우 업무상 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다(대법원 2010도13284판결). 근로복지공단 또는 국민연금공단이 일정 규모 이상 보험료가 미납된 경우, 형사고발을 하고, 이로 인해 사건이 개시된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법인파산을 한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 등이 형사고발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4대보험료 미납액이 상당한 규모라면 법인파산을 신청하는 것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2. 국민연금 미납에 따른 형사처벌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국민연금을 체납한 사용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사업장의 사업주를 말하므로, 대표이사가 사용자에 해당한다. 이때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처벌을 면할 수 있는데, 대법원은 최선을 다했으나 경영부진으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도9001판결).

국민연금 이외의 4대보험료를 미납하더라도 다른 개별 법(산재보험법, 건강보험법 등)으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3. 임금체불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주식회사의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더라도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이를 변제할 책임은 없다. 하지만 대표이사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다. 다만 근로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법률용어로 반의사불벌죄라고 하는데,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고, 기소되더라도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근로자들에게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경우 형사처벌 위험이 있으므로, 주식회사가 경영상 위기라고 하더라도 회사 자금으로 우선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 만약 회사에 자금이 전혀 없다면 근로자들과 잘 협의를 하고,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지급되는 체당금으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근로자들도 회사 경영진이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형사처벌까지 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회사가 급여를 줄 자급이 부족한 경우 대표이사가 진정성 있게 사태를 해결하려고 근로자들과 대화하고, 체당금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변호사를 선임하며, 서류 준비를 하는 등 주도적으로 노력하면 형사처벌 가능성을 낮추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4. 사기죄, 횡령죄 등

경영이 어려워 진 상태에서 경영자금을 차용하는 경우, 사기죄로 처벌될 위험이 있다. 변제할 능력이나 의사를 속이는 것도 사기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는 자금을 차용할 당시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판단하는데, 현금 시제가 거의 없고, 회사의 계좌나 중요 자산에 압류나 가압류가 집행된 경우, 규모가 큰 자금을 차용했다면, 변제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상담을 해보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사기죄로 형사처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 문의를 받는다. 기업회생 신청과 사기죄는 무관하고, 오히려 채권자 또는 수사기관에게 기업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어려웠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게 해주고, 기업회생신청서 등을 통해 회사 재무상태를 훤히 알수 있게 되어 사기죄 수사를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

회사의 자산을 개인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서 처분하거나 반출하면 횡령죄로 처벌될 수 있다. 주식회사를 폐업하고 남은 재고, 자산, 집기류를 처분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 자산들을 대표이사 개인이 매수해도 되지만, 시가 이하로 염가 또는 무상으로 취득하면 횡령죄가 될 수 있다. 특히 미지급 급여가 남아 있거나 비우호적인 투자자가 있는 상태라면 작은 재산 처분 행위라도 횡령죄로 고소될 위험성이 있으니 원칙에 맞는 처분이 필요하다.

이상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정리할 때 고려해야 할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정리해 보았다. 주식회사를 창업할 때 그리고 운영할 때 많은 법률지식이 필요한 것처럼 회사를 정리할 때도 많은 법률지식이 필요하다. 민형사적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책임 수위가 결코 낮지 않으니, 꼭 이 부분에 대해서 알고 대처하시길 바란다. 이러한 사항을 잘 몰라서 이후 억울한 처벌을 받는 일이 없어야겠다.